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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와 권세들에게


에베소서 3:9~12

영원부터 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속에 감추어졌던 비밀의 경륜이 어떠한 것을 드러내게 하려 하심이라 이는 이제 교회로 말미암아 하늘에 있는 통치자들과 권세들에게 하나님의 각종 지혜를 알게 하려 하심이니 곧 영원부터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예정하신 뜻대로 하신 것이라​ 우리가 그 안에서 그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담대함과 확신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감을 얻느니라

하나님의 비밀, 교회를 통해 보는 에베소서의 깊이

에베소서는 많은 신학자들에게 바울 신학의 핵심을 깊이 있게 풀어내는 서신으로 높이 평가됩니다. 그러나 막상 우리가 접근해 왔던 에베소서는 가정이나 직장 생활의 길잡이, 혹은 이 땅에서 누릴 수 있는 풍성한 삶에 관한 세미나의 본문 정도였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는, 에베소서가 그 처음부터 말하는 창세 전의 예정과 그 안의 신비한 섭리에 대한 깨달음 없이 에베소서를 이해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2018년을 시작하며 깊이로 나아오라 우리를 초청하신 주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에베소서가 인간적인 도움을 주는 묵상으로 끝나지 않도록 지혜와 계시의 영을 구합시다. 특별히 오늘 본문을 통해 하나님 속에 감추어졌던 비밀의 경륜에 대해 더 깊이 깨달으며 그 은혜를 누리길 축원합니다.

하늘을 움직이는 교회의 영향력과 사명

지난 시간, 우리는 천사나 마귀나 교회를 통해 선포될 하나님의 신비한 지혜를 알고 싶어함을 나누었습니다. 교회는 하나님 속에 감추어져 있던 비밀한 경륜입니다. 주님의 마음을 공유하며, 주님의 뜻을 함께 이루어 드리는 그의 신부입니다. 이 놀랍고도 신비한 섭리 안에서, 10절의 ‘하늘’에 주목합니다. 성경에 등장하는 ‘하늘’은 크게 네가지 정도로 그 의미를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먼저는 Sky, 자연으로의 하늘입니다. 다음은 Cosmos, 즉 우주적 공간입니다. 마지막으로 Heaven은 하나님의 보좌가 있는 천상의 공간, 혹은 영적 존재들이 활동하는 영계의 두 가지 의미로 이해가 가능합니다. 에베소서에 등장하는 하늘은 대부분 Heaven으로, 10절의 하늘은 전반적인 영적 세계를 지칭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항상 기억할 바가 여기 있습니다. 교회가 영향을 끼쳐야 할 자리, 교회가 사명을 감당할 영역에 Heaven, 곧 영적 세계가 속하여 있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계속해서 이 땅에 세워진 교회를 향해, 하늘의 일들을 바라보고 행하라 말합니다. 처음으로 교회가 선포되었던 마16:18~19을 봅시다. 주님은 대적의 문을 취하는 자들이 될 것이라던 아브라함과의 약속으로 교회를 선포하시며 말씀하십니다. “내가 천국 열쇠를 네게 주리니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요 네가 땅에서 무엇이든지 풀면 하늘에서도 풀리리라.” 이 땅에 세워진 교회에게 하늘을 닫고 여는 열쇠가 주어졌습니다. 교회가 이 땅에서 하는 행위가 궁극적으로 하늘을 매기도 하며 풀기도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몸소 본을 보이며 가르쳐주신 주기도문도 동일하게 우리에게 도전합니다. “뜻이 하늘에서 이루어진 것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이다.” 교회가 기도할 때, 하늘에서 이루어진 아버지의 뜻이 이 땅에 열리고 풀어지게 됩니다. 구약 역시 하나님의 집, 교회가 땅에 있으나 하늘에 속하여 영계를 움직임을 말합니다. 에서에게서 도망치기 위해 집을 떠난 야곱은 그가 잠든 곳에서 하늘까지 연결된 사닥다리와 그 위를 오르내리는 천사들을 보고 말합니다. “이 곳이 하나님의 집이며 하늘의 문이다.” 이는 교회가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통로임을 의미합니다. 다니엘의 21일 기도와 그 응답의 과정 역시, 교회가 영적 세계에 실제적인 영향력을 발휘함을 보여줍니다. 이 땅을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공유하며 그 뜻에 동참하여 동역할 자는 우리뿐입니다. 하늘에 속하여, 하늘을 움직이는 교회가 땅의 기관으로 남지 않길 기도합시다. 우리를 흥분시키고, 감동시키고, 움직이게 하는 일들이 하늘에 속한 것이길 축원합니다. 이 땅의 일들로 낙담하거나 좌절하거나 분노하거나 탐욕을 부리다가, 진정한 소망과 능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승리안에서 한 걸음씩 전진해가기 위해, 영적 세계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교회가 사수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곳, 바로 하늘의 자리입니다.

교회로 충돌하는 하나님의 나라와 어둠의 나라

두 번째로 주목할 주제는 ‘정사와 권세들’입니다. 이는 개역한글 버전으로, 개역개정 성경에는 ‘통치자들과 권세들’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대상들은 에베소서 전반에 걸쳐 등장합니다. 3장 본문 뿐 아니라, 에베소서 1장 21절의 모든 통치와 권세와 능력과 주권, 2장 2절의 공중의 권세 잡은 자, 마지막 6장의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이 그들입니다. 앞서 우리는 에베소서에 등장하는 통치자나 권세들이 대부분 어둠의 영들을 지칭함과는 달리, 3장 본문은 천사나 마귀나 모든 영적 존재들을 의미함을 나누었습니다. 그러나 에베소서의 마지막 장에서 다루는 영적 전쟁과 연결하여, 우리가 싸울 대적인 어둠의 영들에 대해 더 분명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엡6:12이 말하듯, 어둠의 영들은 계급에 따라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왕자와 같은 정사와 장군 같은 권세, 그 아래로 주관자와 더 하위급의 귀신들이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들 모두가 우리의 대적이며, 교회를 통해 영향을 받아야 할 대상이란 점입니다. 보이는 세계이든 보이지 않는 세계이든 교회로 하나님의 지혜와 능력이 드러나듯, 영광스러운 나라에서나 어둠의 정부를 향해서도 교회로 하나님의 소리가 선포될 것입니다. 이는 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나라가 어둠의 나라와 충돌함을 의미합니다. 또한 교회는 반드시 하나님의 나라여야 함의 당부입니다. 주님이 다스리지 않는 교회는 하나님의 나라가 될 수 없습니다. 주님의 마음을 알지도 못하고 주님의 뜻에 따르지 않는 교회, 곧 주님의 통치에서 벗어난 교회는 담임목사의 나라, 장로의 나라, 돈 잘 쓰고 정치 잘하는 그 누군가의 나라로 전락해버릴 것입니다. 교회의 주인이 한 분 주님되심을 기억합시다. 교회가 주께서 운행하시는 그의 나라가 될 때, 어둠의 나라와 맞서 높으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드릴 수 있습니다.

고요히 숨어있던 어둠의 나라를 드러내는 하나님의 나라, 교회

이 세상보다 더 분명하게 움직이고 있는 영적 세계와 그 안에 속하여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 교회. 이를 경험하며 알아갈수록, 제 사역의 방법도 분명해졌습니다. 어느 집회로부터 초청을 받든, 영적 세계를 바라보고 씨름하며 말씀을 선포할 때 하나님의 나라가 그 곳에 임합니다. 치유와 부흥의 열매들이 맺어져 감은, 영적 싸움에서 승리할 때 주어지는 전리품과 같습니다. 하늘의 정사와 권세들을 상대하기 시작할 때, 교회로 승리하는 경험이 더 넓고 깊어집니다. 20여년 전, 저에게는 한 청소년 연합 수련회 사역이 그 시작이었습니다. 캠프의 마지막 날을 하루 앞두고, 아무런 변화가 없어 보이는 아이들로 인해 애타는 마음이 끓어올랐고 스탭들이 모여 금식하며 수 시간 기도를 이어갔습니다. 몇시간 동안 무릎 꿇고 부르짖은 자리에서 주님은 우리가 싸울 영적 대상이 그 지역과 그 사역지를 주관하던 영임을 보여주셨습니다. 마지막 저녁 집회 시간, 끝까지 예배와 기도로 씨름하던 중 영적 공기가 한순간에 바뀌며 참석한 아이들이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습니다. 주님은 우리가 영적 세계를 향해 외쳐야 할 소리가 무엇인지 알려주셨고, 마침내 승리하게 하셨습니다. 급격하게 변화된 아이들과 함께 돌아오던 길, 저는 어둠의 정사와 권세가 내뱉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제까지 이 땅이 하나님의 땅이라고 외친 자들이 없었는데...” 아직도 이 땅에, 하나님의 나라임이 선포되지 않은 곳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땅은 하나님의 나라를 선포하는 교회를 필요로 합니다.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거룩한 진동이 시작되길 축원합니다. 우리가 밟는 땅마다 하나님의 지혜가 드러나며, 그로 인해 어둠의 영들이 쫓겨나고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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